대런 애쓰모글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과거 성공 모델인 '포용적 국가 위상'의 중요성을 조명하며, 최근 이를 위협하는 정치적 변화와 사회적 상황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한국의 사회적 발전을 지지했던 여건들이 위기에 처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한국이 지속적인 경제적, 민주적 성장을 위해 강화하고 보완해야 할 점들을 논의했다. 특히 역사적인 사건인 12·3 비상계엄과 탄압이 당시 형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언급하며 글로벌 맥락에서의 교훈까지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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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포용적 국가 위상의 핵심 성공 요인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는 포용적 국가 위상이 한국 경제와 민주주의 발전의 중요한 밑거름이 되어왔음을 강조했다. 그는 포용적 국가란 모든 계층과 지역, 그룹이 경제적 기회와 정치적 권리를 공정하게 누릴 수 있는 체제를 뜻하며, 한국은 이런 구조에서 놀라운 성과를 발휘했다고 평가했다.
포용적 국가 위상이 작동하기 위해 핵심적으로 요구되는 요소로는 다음을 들 수 있다. 첫째, 공정한 법치와 규제 시스템이다. 한국은 현대사에서 긴 역사적 과정과 도전을 통해 법치의 틀을 내실화해왔다. 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며 공정한 법 제도와 정책이 자리 잡았고, 이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경쟁력을 자랑하는 경제적 성장을 가능케 했다.
둘째, 교육과 사회적 이동 가능성의 강화이다. 한국은 교육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계층 이동의 발판을 제공했으며, 이는 민주주의 발전과 경제적 기회 확대에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최근의 과도한 입시 경쟁과 편중된 자원이 이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도 대런 교수는 우려를 표명했다.
셋째, 평등한 정치 참여와 민주적 제도의 운영이다. 대중이 정치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과정은 민주주의의 심장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정치 환경에서는 약간의 균열과 변화를 나타내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2. 12·3 비상계엄 경험에서의 교훈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는 12·3 비상계엄과 같은 역사적 사건이 한국 사회에 미친 복합적인 영향을 함께 제시했다. 그는 당시의 정치적 억압과 탄압이 단순한 시대적 이슈를 넘어서 국가적 구조와 시민의식 형성에 기여하거나 방해했다고 분석했다.
비상계엄 시기 동안 사회적 자유와 권리는 극단적으로 제한되었으며, 이는 시민들이 정치적 참여를 통한 민주주의 요구에 대한 열망을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은 위기 상황에서도 거스를 수 없는 변화의 물결을 통해 민주적 제도를 발전시켰다. 그 결과, 한국은 특정 집단에게만 권력을 쥐어주는 배타적 구조에서 벗어나 전 국민이 참여하는 포용적 체제로 전환할 수 있었다.
기억해야 할 또 다른 교훈은 위기 상황에서의 법률적 투명성과 정당성이다. 당시 여러 억압적 조치가 법과 제도의 이름을 빌어 이루어지면서 이는 법치의 신뢰성을 심각히 훼손했다. 민주화 이후 한국이 법치주의를 다시 구축해야 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대런 교수는 비상계엄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역사적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맥락을 제시했다. 그는 권위주의 체제와의 갈등이 단기적으로는 고통스러울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민주주의와 사회적 관여 의식을 심화시킬 수 있음을 지적하며, 이런 과거의 경험은 현대사회에도 중요한 지침이 된다 말했다.
3. 한국 포용적 국가 유지와 미래 방향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한국이 앞으로 포용적 국가 위상을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몇 가지 과제를 제안했다. 그는 사회를 더욱 평등하고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정치, 경제 모든 분야에서 개선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첫째, 정치 시스템의 신뢰 회복이다. 그는 시민 계층 전반에서 포용적인 정치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투명성 강화와 부패 척결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정당과 정치 권력 간의 공정한 경쟁은 포용적 시스템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이를 보장하기 위한 세부적인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둘째, 교육과 기술 발전의 조화로운 연결이다. AI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라 국가적 전략이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는 현재, 한국은 이를 통해 폭넓은 계층에게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새로운 기술이 사회적 계층 간 격차를 줄이기보다는 격차를 심화시키는 도구로 사용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셋째, 사회적 연대의 복원이 필요하다. 연대와 협력은 포용적 사회의 본질이며, 이는 단순한 경제적 지표 향상을 넘어 공동체 구성원들의 삶의 질과 만족도를 포괄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중점이 되어야 한다. 대런 교수는 한국이 이를 위해 지역 사회와 공동체 기반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결론
대런 애쓰모글루 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포용적 국가 위상의 과거와 현재를 분석하며, 앞으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했다. 한국은 이미 많은 성공을 거두었지만,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지금, 포용적 시스템의 강화를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이러한 분석과 제안은 단순히 과거를 돌아보는 것을 넘어 미래를 설계하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글로벌 흐름 속 한국이 지속적이고 균형 있는 성장을 이루기 위해, 정치, 경제, 사회적 연대 모두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단계로의 도약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